2018년 11월 16일부터 2019년 1월 4일까지 Backroom에서 열리는 노상준의 이번 개인전은 최근 이년간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다양한 도시들을 여행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Holidays’라는 전시명으로 유추할 수 있듯이 작가는 이 짧지 않은 여행을 통해 한국에서의 단조로운 일상과 대비되는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풍경과 사건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 신작과 같이 여행의 경험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한 것은 처음이 아닌데, 이 시리즈들은 작가의 기억 속에 남은 풍경이나 사건들 중 감각적으로 아름답지 못하다고 느낀 부분들은 제거되고 순수한 아름다움의 순간과 장면들로만 편집된 상상적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하였으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움이라는 감각적 유희로 가득한 유토피아적 성격의 풍경들은 작가가 오랫동안 일관되게 사용해 오고 있는 카드보드라는 소재를 통해 구축되고 형상을 찾아간다.

노상준의 작품은 언제나 조각과 회화의 경계에 있으며 ‘만들기’와 ‘그리기’의 복합적인 과정을 통해 그의 작품은 완성된다. 학부에서 조각을 공부한 작가는 회화로 전공을 바꾸어 건너간 영국에서의 유학생활을 종종 회고한다. 유화와 아크릴 등 기본적인 회화의 재료 사용법을 스스로 익힌 뒤 빈 캔버스 앞에서 맞닥뜨린 막막함. 그 막막함을 극복하기 위해 날것의 재료를 손으로 만지던 몸에 익은 감각을 따라 작가는 한국에서 온 택배상자를 이용해 카드보드를 찢고 붙이며 과거의 기억 속 혹은 상상 속의 형상들을 끄집어내어 미니어처로 만들고 그 위에 채색을 하기 시작했다. 2010년 갤러리 팩토리에서 선보인 첫 개인전은 집단 속에서 느끼는 우울과 고독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 전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손맛이 느껴지는 정교하고 흥미로운 형태의 작은 오브제들을 통해 관객들은 순수한 소년 감성과 따뜻한 아날로그적 터치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후 작가는 미니어쳐 오브제의 제작을 잠시 멈추고 여러 가지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감행하였다. 최근까지 물, 불, 공기와 같은 자연의 에너지를 평평한 사각의 캔버스 안에서 구조와 색채로 구현하며 추상화된 화면을 선보이기도 하였던 작가는 이번 Backroom에서의 전시를 통해 초기 작업의 성향으로 돌아온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를 추동한 힘은 앞서 언급한 때로는 비현실적으로까지 느껴졌던 여행지에서의 경험들이었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다시금 미니어쳐 만들기의 방식을 취하게 된다. ‘Moonlight Waltz’, ‘Surfers’, ‘Winter Spa’ 등의 제목을 가진 12개의 풍경들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유럽 곳곳의 도시와 시골을 돌아다니며 쌓은 생생한 기억을 담고 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포르투갈의 어느 광장에서 바다와 밤하늘을 배경으로 탱고를 추던 노부부, 설경 속 작은 마을의 빙판에서 어딘가 이질적인 올드 팝송에 맞춰 스케이트화를 신고 다같이 춤을 추던 소박한 마을 사람들,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 공원에서의 평화로운 산책 등 현대인의 우울이나 현실의 고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이러한 유토피아적 풍경들은 여행자의 관찰자적 시선에 머문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에게는 형상으로 붙잡아 두고픈 강렬한 영감의 원천으로 다가왔다.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기억 속의 이미지들을 편집하여 만든 이번 시리즈들은 지금의 현실 너머에 존재하는 이상적인 어딘가를 풍경이라는 형식으로 구체화한 작업들이다. 전시 포스터에 등장하는 작은 사람들은 풍경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작가 자신의 감정이 개입된 인물로서 그 풍경 속에 서 있기도 한다.

전시의 배경에 대해 알게 된 관객들은 각자 자신의 기억 속 여행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노상준의 어느 작품 앞에 오래 머물게 될 지도 모르겠다. 혹 어떤 관객은 미래에 가보게 될 어느 여행지에서 오늘 본 노상준의 한 작품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사진처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줄 이미지가 아닐지라도 충분히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익숙했던 모든 감각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시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것. 우리 모두에게 여행이란 그런 것이니까.

독립큐레이터

곽현정

 

Sangjun Roh

EDUCATION

2006  Chelsea College of Art & Design, University of Arts London, MA Fine Art, London, UK.

2005  Chelsea College of Art & Design, University of Arts London, PG Dip Fine Art, London, UK.

2002  University of Seoul, Environmental Sculpture BA, Seoul, Korea.

 

AWARDS

2018   SIM Residency, Reykjavik, Iceland

2018   Tapiola guest studio, Espoo, finland

2016   Cite des arts Residency, Paris, France

2016   Bow arts trust Residency, London, UK

2015-2016 Daemyung art residency selected Artist, Hongchun, Korea

2014   63 New Artist Project selected Artist, Seoul, Korea.

2012-2014 Gana Art Residency, Janghung,Korea

2010  The 32nd Joong Ang Fine Arts Prize, Seoul, Korea.

 

EXHIBITION

Solo Exhibitions

2017    SUBTLE SCENE, Gallery644, Seoul, Korea

2015    In my journey, The Gallery D Vivaldi Park, hongchun, korea.

2015    BLACKOUT SCAPE, Gana art center, seoul, korea.

2011    Upset, GYM project, Seoul, Korea.

2010    Giant Funfair, Gallery Factory, Seoul, Korea.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18   Morning stroll, Sinchon Severance Art space, Seoul, Korea

Waiting for the sun, SIM GALLERI, Reykjavik, Iceland

The Third Print, dohing Art, Seoul, Korea

2017   Paper Sculpture, Museum SAN, Wonju

2016   Space and Light, 63 Sky Art Gallery, Seoul, Korea

Portes Ouvertes, Cite Des Art, Paris, France

Open studio, Bow Arts Trust, London, UK

2015   , Hidden M Gallery, Seoul, Korea

A From of Self, Dongduk Art Gallery, Seoul, Korea.

2014   The third print, Total Museum, seoul, korea

Bottom up, gallery kiche,seoul, korea

Weaving viewpoint, space cottonseed, Singapore

merrymaking space, LIG art space, seoul, Korea

2013   The Second Encounter of Neverland, Danwon art museum, Gyeonggi-do, Korea

From l to I, Exco(Daegu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 Daegu, Korea

Korea tomorrow, Seoul Arts Center Hangaram Museum, Seoul, Korea.

Slow Art, Lio Gallery, Gyeonggi-do, Korea

Lee & Park Gallery, Gyeonggi-do, Korea

2012    Love is all around, Jangheung artpark museum, Gyeonggi-do, Korea

Healing camp, Gana art center, Seoul, Korea

leeyiInjeon, Lee eugean gallery, Seoul, Korea.

2011    Color ball Project_Let it be, Powerless Gallery, Seoul, Korea.

Oblique Narratives, Tomio Koyama Kyoto Edition, Kyoto, Japan.

Fly to the sky, Moran Museum of Art, Gyeonggi-do, Korea.

Sublimation, Space Can, Seoul, Korea.

Parts and whole, Hiromi yoshii Gallery, Tokyo, Japan.

2010   Third-Party, Gallery Curiomook, Seoul, Korea.

Bibliotheque,Gallery Sangsangmadang, Seoul, Korea.

The 32nd Joong Ang Fine Art Prize, Seoul Arts Center Hangaram Museum,

Seoul, Korea.

Seogyo Sixty 2010 The Imaginary Archive-The Gaze of 120, Gallery Sangsangmadang, Seoul, Korea.

2009    Heaven, Space of Art, Seoul, Korea.

Spleen, Gallery Skape, Seoul, Korea.

2008    Emotional Factor+y, Young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Gyeonggi-do, Korea.

In My Shoes, Gallery Factory, Seoul, Korea.

2007    Stress Fighter, Art Space Pool, Seoul, Korea.

London玉流館, The Art House, London, UK.

Inter-View, Gallery The Space, Seoul, Korea.

2006    Still Dynamics, Jerwood Space, London, UK.

Halcyon Days, Tannery Arts Center, London, UK.

Showcase, Triangle Space, London, UK.

2005    Chaser(The Pub Art), Nolia Gallery, London,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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